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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화 여간첩 사건

여행을 꿈꾸며 2008. 8. 28. 12:52



한국판 `마타하리` 원정화, 軍 안보강사 하며 현역대위 포섭

공안당국에 체포돼 27일 구속 기소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여간첩 원정화 사건은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들어와 간첩활동을 벌인 최초의 사건이다.






수사당국인 국정원과 경기도경 기무사 등 4개 기관 합동수사본부가 무려 3년6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입하고서야 비로소 간첩 사실을 최종 확인할 만큼 원정화의 간첩활동은 2001년 말부터 7년 가까이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


원정화는 정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을 군 안보 강연자로 위장하는 등 '두 얼굴'로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췄다.






합수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2001년 10월 임신 7개월 상태로 남한 남성과 결혼을 전제로 국내에 발을 들여놓았다.


원정화는 중국 소재 북한 보위부에서 △주요 미군기지 사진 촬영 △대북 정보요원 두 명 살해 △국정원 하나원 등 위치 파악 등의 지령을 수시로 받았다. 원정화는 2002년 10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총 열네 차례에 걸쳐 중국 내 북한 보위부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원정화는 간첩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수도권 내 군부대에서 안보교육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육군 모 부대 황 모 대위(구속 기소)와 성관계를 맺고 군사 기밀을 빼돌리는데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황 대위는 원정화가 북한 보위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오히려 이를 숨겨 주고 원정화에게 군 안보강사로 활동 중인 탈북자 명단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당국은 황 대위를 포함해 원정화가 서너 명의 군 인사에게 적극 접촉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원정화는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 씨 소재 파악 등 1급에 해당하는 국가 기밀을 빼내라는 북측 지령을 받고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수사 결과, 황 대위가 원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숨겨 준 것으로 확인된 만큼 군당국의 기강 해이 문제도 적잖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성을 도구화하고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감추며 간첩활동을 감행한 원정화는 한 경찰의 제보로 붙잡혔다.


 






합수부에 따르면 탈북 여성으로 외부에 알려진 원정화가 대북 무역을 위해 수시로 중국을 왕래하고 군 장교들과 교제하는 점을 수상히 여긴 한 경찰이 2005년 5월 경기도경에 제보하면서 원정화 수사가 개시됐다.






당국은 이후 수년에 걸친 은밀한 내사 끝에 원정화가 이메일을 이용해 북한 보위부에 남한의 군 관련 보고를 하는 것을 포착했고 이를 결정인 증거로 삼아 지난달 15일 마침내 원정화를 체포했다. 이와 함께 합수부는 원정화의 양아버지이자 공작 상부선이었던 김 모씨(63ㆍ구속)의 남한 내 행적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평양미술대 조각학과를 졸업한 예술 분야 엘리트인 김씨는 2006년 캄보디아를 통해 입국한 탈북자로 북한에서 보위부 공작원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그가 원정화 같은 공작원들과 추가로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져 현 수사가 위장 탈북자 간첩 수사로 전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