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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188개국 세계일주! 은퇴 후 배낭메고 떠난 이해욱·김성심 부부

여행을 꿈꾸며 2009. 11. 4. 13:32

188개국 세계일주! 은퇴 후 배낭메고 떠난 이해욱·김성심 부부

오늘은 이렇게 내게 비전을 심어준 새로운 기사를 접했다.

두 부부의 세계여행은 나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고 나중에 실천해보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나라를 다니는 체력,재력,정보력 기타등등 극복해야 할 부분들이 많을텐데....

노부부의 삶에서 느끼는 아름다운 2막의 인생이 존경하고 닮고싶은 인생이다.

그리고 스크랩으로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부부가 함께 같은 취미를 갖고 인생 후반전을 만들어나가는 즐거움"

어릴 적 한 번쯤 전 세계를 일주하는 꿈을 꿔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뿌리 내리고 있는 이곳을 벗어나 자유와 새로움이 가득한 세계 곳곳을 둘러보는 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특히 그 긴 여정을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다면 '로망'은 두 배가 될 터.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옮긴 부부를 만났다.

부부의 목표는 이제 거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지만 거기서 얻은 여유와 자신감 덕분에 이들의 인생은 언제나 출발선에 서 있다.

배낭과 기차표만 갖고 시작한 세계일주





'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일상을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낯선 풍경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길을 나서고 싶지만 끈질기게 우리의 발목을 잡아채는 '밥벌이'라는 과제 때문에 매번 주저앉고 만다.

이해욱(71)·김성심(70) 부부에게도 일상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남편은 오랜 기간 정보통신 관련 공직에 머무르다 KT CEO로 자리를 옮겨 회사를 이끌었고, 아내는 산부인과 의사로 꾸준히 일을 했다.

두 사람 다 어느 누구보다도 바쁜 직업을 가졌던 탓에 그야말로 매일매일을 치열하게 살았다.

그나마 짬이 나도 각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에 바빴다.

일에서 성취와 행복을 느꼈고 또 틈틈이 가정을 돌보면서 그렇게 앞만 보면 몇십 년을 달렸다.

그 치열한 일상에서 '힘내자'며 가끔씩 꺼내봤던 약속이 있었다. 바로 '은퇴하고 나면 둘이 함께 여행을 다니자'는 꿈.

그리고 비로소 그 약속이 지켜졌다. 1993년, 두 사람은 30여 년의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배낭을 어깨에 멘 채 길을 나섰다.

"사실 저는 출장이다, 연수다 해서 해외에 나갈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아내 또한 해외 컨퍼런스 등이 많았는데도 공직생활을 하는 제가 괜한 말에 오르내릴까 싶어 늘 포기하더라고요.

그런 고마운 아내와 함께 젊은 시절 늘 얘기하던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해욱)





시작은 유럽이었다. 25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 한 장씩을 손에 들고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시간과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직접 일정을 짜고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배낭여행을 선택했다.

편안하게 인솔자를 따라 정해진 일정대로 유명한 관광지들을 돌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여행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하루를 즐기고

모험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기차역에 닿을 때마다 화물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관광안내센터로 가서 젊은 사람들 틈에서 정보를 얻었다.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고 '웬 고생이냐'며 한탄하던 날도 있었지만 불확실함이 주는 짜릿한 즐거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때 제 나이가 50대 후반 즈음이었거든요. '지금이 가장 젊을 때니 최대한 먼 곳부터 가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두고 검토하다가 아프리카는 정보도 거의 없고 오랜 내전 탓에 치안이 나쁜 곳도 많아서 여간해서는 쉽지 않겠더라고요.

중남미로 목적지를 정하고는 지도를 훑기 시작했죠." (김성심)

중남미는 워낙 먼 곳이라 앞으로 여러 번 가기 힘들 거라는 생각에 지도를 펴놓고 구역을 세 개로 나누기 시작했다.

그 선 안에 포함된 나라와 도시는 모두 가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철저히 준비했다. 보기 좋은 곳, 편리한 곳, 유명한 곳만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더라도 모든 곳을 정복하는 다소 무모한 계획이었다.

"50여 일의 장기 여행이라 짐 싸는 것만 해도 일이더군요.

아내와 배낭에 짐을 나눠지고 세 번에 걸쳐 중남미를 모두 돌았어요. 아내는 처음에는 음식이 안 맞아서 고생도 하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니 좀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저보다 훨씬 즐기더라니까요." (이해욱)





1 파파뉴기니아의 어린이들과 함께. 원래 부부가 함께 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인데 순수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너무 예뻐 기념사진을 부탁했다. 2 젠네의 그랜드 모스크 앞에서 열리는 월요시장이다.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3 마다가스카르 모른다바(Morondaba) 시 외각에서 본 농촌의 우마차. 4 중앙아프리카에서 만난 여인. 농촌시장인 로코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남미 배낭여행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 저는 화려한 여행은 해본 적이 없고 생애 첫 해외여행부터 배낭여행만 했으니 여행은 다 그런가보다 했었죠."(김성심)

그리고 이어진 곳은 남태평양에 흩어져 있는 여러 섬들이었다.

2004년부터 2년여 동안 천연의 자원과 낯선 문화를 신나게 접했다.

비로소 남은 곳은 아프리카 중서부 대륙. 그저 여행이 좋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아프리카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자 목표의식이 더욱 뚜렷해졌다.

"사실 여행 좀 해봤다는 사람들이 서로 다녀온 나라 자랑을 할 때 거의 자기 멋대로 기준을 정해서 숫자를 늘리고 줄이거든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UN에 가입한 나라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국제적으로 한 나라의 지위를 인정받는 독립국이 192개지요. 거기에 종교적 성격을 띤 바티칸과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 두 곳을 추가했어요.

194개 나라 세계일주라는 목표를 확고히 하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프리카를 여행하겠다는 의욕이 불타오르더군요."(이해욱)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몇몇 나라를 빼고는 가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정확한 정보조차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묘수가 일본에서 아프리카로 떠나는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

다만 여러 가지 위험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 이해욱씨만 다녀오기로 했다.

그렇게 일본 여행객들과 함께 4년간에 걸쳐 중서부 아프리카까지 돌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아프리카 52개국을 가본 사람은 아직까지 그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제까지 이들이 여행한 국가는 총 188개국. 194개 나라 세계일주라는 부부의 목표가 이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다만 남은 6개국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지정한 방문 불가국이 세 곳 포함되어 있어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가 없어 안타깝다.





여행의 매력은 '자유로움'에 있다. 여행지에서는 일상에서는 망설여지는 화려한 옷도 입고 다정하게 기념사진도 찍는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실현 가능했던 꿈


'194개국 여행'이라는 큰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목표 달성을 위해 의무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아니다.

'다녀왔다'는 것이 목적일 수는 없기에 각각의 나라에서 그곳만의 매력을 발견하고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느끼려고 애쓴다.

"직장일을 할 때 제 출장 날짜가 잡히면 같이 가는 직원들이 며칠 전부터 운동을 하면서 체력관리를 할 정도였어요.

저는 할 수 있는 한 부지런히, 최대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편이거든요. 쫓기지는 않되, 조화롭게 최대한 움직여야 하는 편이에요."(이해욱)

"그나마 제가 병원에서도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기로 소문난 산부인과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체력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거든요.

인내심도 강한 편이고요.

기본기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예순이 가까워오는 나이면서 150여 개에 이르는 나라를 다닐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남편과 비교적 마음이 잘 맞았어요. 서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맞춰주려 노력도 하고요.

평소 생활할 때는 부딪히기도 하지만 오히려 여행지에 가면 싸우지도 않고 굉장히 사이좋게 지냈어요."(김성심)

부부는 혼자가 아닌 둘이었기에 좋은 점이 무척 많았다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두 발로 걸으며 이곳저곳을 다니고, 직접 사람들과 살을 맞닿으며 걷고,

그곳 사람들이 먹는 길거리 음식을 사 먹고 하는 여행을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만약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너무 힘들다'며 포기했거나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지금과 같은 즐거움은 얻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주변 친구들도 부부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같은 추억을 쌓는 데 대해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만약 아내가 함께해주지 않았다면 '194개국 세계일주'라는 목표는 세우지도, 실천하지도 못했을 거예요.

같이 다녀서 즐거웠고 의욕이 났던 거니까요.

또, 구체적으로만 생각해봐도 혼자보다는 둘이 다니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해요.

우리가 젊은 나이도 아니고 50대 후반부터 70세까지 여행을 한 건데 서로를 지켜봐줄 사람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어요?"(이해욱)

젊은 시절 각자의 능력을 계발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서로에게 소홀한 적도 많았다.

또 일상에 쫓기다 보니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던 날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은퇴를 하고 함께 여생을 보내는 때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경험을 축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면서도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여행이라는 이름의 오아시스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진 두 사람은 요즘 여행지에 있지 않을 때도 온통 여행과 관련된 일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정리하고 또 다음 '떠남'에 대한 기대와 준비를 계속한다.

지난 9월에는 여행에서 느꼈던 감흥과 풍경을 공유하고자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꿈꾸는 삶'이라는 이름의 사진전도 열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정보와 자신들만의 노하우 등을 담아 책을 내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저희는 패키지가 아닌 직접 일정을 정하고 관련된 준비를 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많아요.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떠날 때도 많았고요.

특히 저는 여행은 어느 곳이든 사연이 있는 곳을 가본다거나, 당시 있었던 일을 상상해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해야 기억에도 오래 남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나라를 가는 데만 해도 굉장히 정보 수집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떠나서보다 떠나기 전이 더 여행하는 것 같을 때도 있어요."(이해욱)

막연히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전 세계 일주'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도 두 사람은 꾸준히 길 위를 떠돌며 낯섦과 조우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새로 찾아간 곳에서는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기대하고 또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면서 말이다.

"한 번 이상 갔던 곳을 또 찾아가게 된다 하더라도 일단 길을 나서면 늘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매일 바뀌는 세계를 상상하는 게 인생에서 큰 활력이 돼요. 이런 게 바로 여행의 매력이겠죠." (김성심)

"요즘처럼 수명이 길어진 때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잘 배분해서 사용하며 인생을 마무리할까 고민이 많잖아요.

그동안 일하면서, 가정생활하면서 사용해왔던 열정과 에너지를 '이제는 어디에 쏟아부을 것인지' 다들 한 번씩은 생각해보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꼭 여행이 아니어도 좋으니까요. 그리고 이왕이면 혼자가 아니라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겠지요."(이해욱)

그런 의미에서 자신들은 일찌감치 '여행'이라는 오아시스를 발견해서 무척 다행이라고 덧붙이는 이해욱·김성심 부부.

부부는 오늘도 함께 손을 맞잡고 '꿈꾸는 삶'을 따라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