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정보

[스크랩] 해외여행 나중은 없다

여행을 꿈꾸며 2008. 11. 28. 09:23

나는 개인적으로 친구들을 만날 때 여간해서 해외여행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관심없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외여행 이야기는 좀처럼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든 주제인데다 자칫하면

해외여행한 경험을 자랑하는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만 보면 이런 말을 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나는 말이야. 해외여행은 은퇴하고 맘껏 할거야.

지금 다녀봐야 능력도 별로 없는데 좋은 여행 못하지.

나중에 돈 많이 있을 때 최고급으로 한꺼번에 다녀야지.

몇달 동안 유람선을 타고 세계일주를 하는 건 어떨까.”

왜 그가 나만 보면 그런 말을 꺼내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해외를 자주 나가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해외여행과 관련한 자신의 주관을 내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의 말에 별다른 토를 단 적은 없지만 사실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은퇴 후 화려한 여행.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 꿈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부럽지 않은 꿈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주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할 때라는 것 말이다.

해외여행은 참았다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가도 되지 않냐는….

또 은퇴 후의 여행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을 수 있다.

더 오랜 인생경험을 쌓은 후 경험하는 해외여행은 분명 젊을 때보다 훨씬 깊이 있는 여행이 될 수 있겠다.

친구의 말처럼 경제력이 뒷받침된다면 젊었을 때 상상하기 힘든 멋진 여행을 시간의 제약 없이 마음껏 즐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은퇴 후 여행이란 분명 몸과 마음이 젊었을 때, 보다 충동적이고 모험적일 때 하는 여행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행은 개인이 받아들이는 세상에 대한 경험이며 그 개인이 가진 심신의 조건은 전혀 다른 여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만약 신이 나에게 60세에 일년 동안의 유람선 세계여행과 지금 당장 그저 그런 숙소에서 자고 먹는 일주일의 해외여행 중 한가지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미련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비록 능력이 모자라 경비를 아끼며 다니는 여행일지라도 나에겐 현재의 여행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단지 그것이 먹기 쉽고 가깝게 놓인 떡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떡을 먹는 나, 내 육체와 마음, 이성과 감성에 관련된 문제일 것이다.

나이 10세에 경험한 여행, 20세에, 30세에 경험한 여행은 60세에 경험하는 여행과 같을 수 없다.

은퇴 전에 꾹 참았다가 60세가 되어 한꺼번에 그동안 밀린 여행을 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예전에 못한 여행을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20세에, 30세에 보다 건강하고 불안정한 나이에 경험할 수 있었던 세계를 놓친 것이고 그 기회는 영영 오지 않는 것이다.

왕영호 해외여행 칼럼니스트, 인터넷 자유여행사이트 아쿠아(www.aq.co.kr)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