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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리스 산토리니

여행을 꿈꾸며 2008. 11. 28. 08:34

[week&레저] 산토리니, 파랗거나 또는 하얗거나

2008년 11월 27일(목) 오후 3:41 [중앙일보]


[중앙일보 서다희] 경기 침체 탓에 해외여행을 자제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여행이 있다. 허니문이다. ‘일생의 한 번만’인 여행. 신혼부부에게 허니문은 평생의 로망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 신혼부부를 위한 허니문 요령을 소개한다. 비수기 특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주목받는 곳이 있다. ‘로망 허니문 여행지’의 1순위로 꼽히는 ‘그리스 산토리니’다.

글·사진 산토리니=서다희 기자
산토리니는 해마다 50만 명이 넘게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국내에서는 한 이온음료 CF로 단번에 유명해졌다. 가장 ‘핫’한 시즌은 6월에서 8월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유명 리조트들은 1년 전부터 예약 만료 상태다. 그러나 이 시기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연중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도 영상 10∼15도 사이를 유지하는 사계절 여행지여서다.

그리스 전문 여행사인 아이그리스의 김우현 이사는 “해변을 중심으로 하는 여행지가 아니라 하얗고 파란 마을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여행지여서 겨울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여유롭고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행상품을 15∼20% 정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토리니 여행상품의 경우 항공과 호텔 이용료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 하나 겨울 비수기의 경우 자동차 렌트비는 물론 기념품 쇼핑까지 10∼2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산토리니에서 매력적인 건 뭐니 뭐니 해도 ‘블루 앤드 화이트(blue and white)’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마을 풍경이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마을, 그 안을 들여다보면 파란 지붕, 하다못해 파란 문을 가진 하얀 건물이 절벽을 따라 촘촘히 들어서 있다. 아무리 바라봐도 물리지 않고, 아무리 바라봐도 현실적이지 않은 풍광이다.

그러나 이토록 환상적인 모습을 갖추기까지 산토리니는 숱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옛날 산토리니는 ‘악마의 섬’이라 불리곤 했다. 기원전 1450년께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섬 안의 모든 생명을 앗아갔으며, 거대한 해일이 크레타 섬을 덮쳐 유럽 최초의 미노아 문명을 쓸어버렸다. 기원전 3000년부터 시작된 섬의 문명도 지진으로 사라졌고(아크로티리 지역에서 유적이 발견된다), 그 뒤에도 산토리니엔 크고 작은 지진과 화산 폭발이 끊이지 않았다.

대자연의 위협 앞에서 산토리니 사람들은 살길을 찾아야 했다. 절벽 위로 올라갔고 굴을 파서 살았다. 등대도 세워야 했다. 하나 잦은 지진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이 건물마다 눈에 띄도록 칠을 하는 것이었다. 저 먼바다에서도 여기가 산토리니란 걸 알 수 있도록 사람들은 건물마다 온통 하얗게 칠을 했다. 그러니까 산토리니는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등대인 셈이다. 척박한 산동네가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난 산토리니의 가슴 아픈 사연이다.

연인과의 여행이라면 단연 피라 마을이나 이아 마을에서 묵어야 한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총총히 박혀 있는 리조트들은 짙푸른 에게해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이트 라이프가 살아 있는 다운타운을 선호한다면 피라 마을을, 최고급 리조트에서의 오붓한 시간을 원한다면 이아 마을을 선택하면 된다.

피라 마을이든 이아 마을이든 두 곳 모두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골목 끊임없이 계속되는 행렬의 상점은 굳이 쇼핑이 취미가 아니어도 구경하는 즐거움을 준다. 산토리니 동쪽의 카마리 비치나 남쪽의 레드 비치는 눈부신 백사장은 아니지만 에게해의 포근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질 녘이면 이아 마을로 가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붉게 물들어 가는 이아 마을의 모습은 언제 다시 꺼내봐도 좋을 그리운 추억이 될 것이다.

Tip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그리스 여행 코스는 터키항공을 이용해 그리스와 터키의 지중해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그리스로 가는 직항편은 아직 없다. 그리스 여행정보는 그리스관광청 홈페이지(www.visitgreece.kr) 참조. 그리스 여행 관련 상품은 ‘아이그리스’(www.igreece.co.kr, 02-719-823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