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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인간세계와 선계(仙界) 넘나드는 옥정호

여행을 꿈꾸며 2008. 12. 24. 17:07

[오마이뉴스 이우영 기자]

ⓒ2006 이우영

물 맑기로 이름 난 섬진강 자락 상류에 자리잡은 옥정호는 아침이면 인간세계와 선계(仙界)를 넘나든다. 아침햇살을 받아 호수 면으로부터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신선이나 노닐 법한 풍경으로 주변을 온통 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교차가 커서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봄·가을에는 그야말로 풍경이 절정을 이룬다. 척 보는 순간 턱 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눈길 돌리는 곳마다 예사롭게 펼쳐지는 게 바로 이 무렵 옥정호의 모습인 까닭이다. 이로 인해 이 맘 때쯤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진가들이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길게 줄을 만들곤 한다.

ⓒ2006 이우영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크게 늘어난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발길까지 겹치면서 이곳을 찾는 행렬은 최근 급증세를 이루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인터넷 곳곳에서도 '옥정호'를 키워드로 한 각종 질의응답과 소개 자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검색어 몇 글자면 옥정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어렵지 않게 구해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2006 이우영

옥정호 가운데서도 가장 각광을 받는 곳은 단연 국사봉 전망대. 드넓은 호수를 옆에 끼고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나름대로 옥정호를 즐기는 한 방법이지만, 아침 일찍 국사봉에 올라보지 않고서는 옥정호를 제대로 봤다고 말하기 어려운 탓이다. 일명 '붕어섬'이라고도 불리는 외안날을 중심으로 펼쳐진 옥정호의 모습은 신비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어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취하게 만든다.

일제 강점기, 농업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옥정호'

ⓒ2006 이우영

전북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시 산내면 일대의 섬진강을 잘라내 만든 옥정호는 일제 강점기인 1926년 동진농지개량조합에 의해 농업적인 필요성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를 옥정리에서 막아 세워 반대편인 정읍군 칠보로 넘겨 계화도와 호남평야를 기름지게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2006 이우영

이 사업은 일제 강점기가 끝난 뒤 제3공화국으로까지 이어졌고,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이 완공되면서 마침내 결실을 거두었다. 유역면적 763㎢, 만수면적 25.5㎢, 총 저수량 4억 3000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탄생된 것이다.

하지만 그 조성목적이 농업용이었던 만큼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인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변 도로가 비포장이었던 것도 한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야 입소문을 듣고 찾아든 몇몇 발 빠른 낚시꾼들 정도가 전부였다. 그나마 이곳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의 얘기다.

ⓒ2006 이우영

그 뒤를 이어 몇몇 사진가들이 이곳을 찾아 들면서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주변 도로가 포장돼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사진가들부터 일반관광객에 이르기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태인 나들목으로 나와 우회전한 뒤 30번 국도를 타고 임실 강진 방면으로, 칠보면을 지나 27번 국도를 따라가면 옥정호가 나오는데, 운암대교 건너 운암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749번 도로를 타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호반 순환도로가 나오고, 굽은 도로를 따라가면 국사봉 전망대 휴게소가 나온다.

ⓒ2006 이우영

전주 방향에서 갈 경우 평화동에서 구이 순창 방향으로 약 20~30분쯤 달리다 보면 운암대교 조금 못 미쳐 운암 삼거리가 나오고, 태인 나들목 이용 때와는 반대로 좌회전하면 호반순환도로와 국사봉 전망대 휴게소를 만날 수 있다.